LG 인적분할로 깨달은 공시 열람의 중요성

이틀 전 LG의 인적분할 결정 및 거래정지가 있은 지 근 한 달 만에 거래재개와 LX홀딩스의 신규상장이 있었어요.

인적분할이 있었다는 사실도, 거래정지 중이었다는 사실도, LX홀딩스의 신규상장이 있게 된다는 사실도... 모두 3일 전인 26일 저녁에서야 알게 되었죠.

아마도 많은 개인투자자분들이 저와 비슷한 형편이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막연히 '기업가치는 변함이 없고, 신주배정도 받으니 주주에겐 좋은 일일거야'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

LG의 거래재개와 LX홀딩승의 신규상장이 있던 날, 주식계좌를 조회해보고야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어제 포스팅한 글에도 언급을 했었지만, 인적분할 전 99,500원이었던 LG우의 주가가 72,300원이 되었죠.

직전까지 87%가 넘는 이익을 내고 있었던 LG우선주였는데 하루 아침에 이익률이 40%대까지 떨어졌어요.

물론 손실이 난 것은 아니니 다행이지만 하루만에 이익률이 반토막이 나버린 거죠.

당황한 저는 이게 뭔 일인가 싶어 답을 찾다가 LG의 주식담당자님께 메일로 문의를 드렸어요.

그리고 회신이 왔는데 답변 내용을 보고는 공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고, 투자자로서 게으른 저를 반성하게 되었어요.

 

먼저 제가 제일 궁금했던 부분은 99,500원이었던 주가가 72,300원이 되면서 제 계좌의 LG우선주 수익률이 반토막이 된 것이 인적분할에 의한 착시현상인지 아니면 실제 주가폭락에 의한 수익률 감소와 같은 것인지의 여부였어요.

그 부분에 대한 주식담당자님의 답변은 아래와 같았습니다.

 

"또한 저희가 올해 3/11에 정정공시한 증권신고서의 요약정보 중 "핵심투자위험"을 보시면 금일 시초가 형성에 대한 위험이 기술되어 있습니다.

즉, 금일 LG우선주 시초가는 거래정지 직전 종가인 99,500원으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99,500원의 50%~200% 범위에서 동시호가가 접수됩니다.

변경상장(신규상장) 시에는 이러한 위험이 있으니, 투자 시 참고하시라는 취지인데, 개인은 대부분 이런 부분을 확인을 잘 안하시죠..."

 

핵심내용은, 이미 거래재개시 주가가 반토막 날 수도 있어 위험하니 조심하라고 3월 11일에 공시를 통해 알려줬다는 것이죠.

그리고 주식담당자님께서 저에게 진짜 하시고 싶으셨던 말씀은 위의 빨간색 부분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정곡을 찔렸습니다. 주식담당자님이 팩트로 뼈를 때리셨어요. ㅜㅜ

그렇죠. 현명한 투자자라면 공시를 이미 확인하고, 위험에 대비해서 보유 중인 LG우선주 주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매도했다가 거래재개 이후 매수를 했었을 겁니다.

그런데 저는 '나는 기업의 가치를 믿는 장기투자자니까'하는 안일한 생각만으로 정작 그 기업에서 알려주는 중요한 공시는 읽어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나중에서야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고 "이게 머선 일이고?" 하고 있었으니 참... 한심한 투자자의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매일 출퇴근 길에 소요되는 왕복 2시간이 아깝게 느껴져서 주식투자 관련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곤 했는데 그 시간에 내가 투자한 기업의 공시를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꼼꼼이 확인해가며 투자를 하려면 아무래도 지금 보유하고 있는 주식 종목의 수를 좀 줄여야겠어요.

전에 어떤 글에서 보유종목의 수가 16개를 넘어가면 오히려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본 적이 있고, 큰 수익을 얻은 투자자들이, 개인투자자는 전업투자자가 아닌 이상 5개 미만의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꼼꼼하게 기업을 살피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것도 보았는데 왜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이번 경험을 통해 체감을 했습니다.

 

'내가 잘 아는 기업에 투자하고, 꾸준히 모니터링하라'

 

뻔하지만 너무나 중요한 원칙. 이제 알고만 있지 말고 실천을 해봐야겠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이번에 저와 같은 경험을 하셨다면, 자신의 투자스타일을 점검하는 기회로 삼아서 가치투자자로서 한층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공감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